슬라이서의 예상시간은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G-code의 이동경로와 설정값을 바탕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다만 슬라이서가 알고 있는 프린터와 실제로 움직이는 프린터의 조건이 다르면 오차가 생깁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작업의 시간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프린터와 프로파일에서 반복되는 오차를 기록해 견적에 사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1. 슬라이서 예상시간이 계산하는 범위를 먼저 이해한다
슬라이서는 모델을 레이어별 이동과 압출 명령으로 바꾼 뒤 각 구간의 거리, 설정 속도, 가속과 감속 조건을 이용해 시간을 계산합니다. 올바른 프린터 프로파일을 사용하면 긴 출력에서도 예상값과 실제값이 매우 가까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기종의 프로파일을 복사했거나 장비 펌웨어의 한계값과 슬라이서 설정이 다르면 같은 G-code라도 실제 이동시간이 달라집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시간은 보통 G-code 실행시간에 가깝습니다. 견적에 필요한 생산시간은 이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베드와 노즐 예열, 홈 이동과 레벨링, 필라멘트 준비, 출력 종료 후 냉각, 제품을 떼고 다음 작업을 시작할 때까지의 대기시간은 슬라이서나 프린터에 따라 일부만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슬라이서가 틀렸다’고 결론 내리기 전에 비교 기준을 통일해야 합니다. 프린터가 출력 시작을 누른 순간부터 완료 알림까지를 잴 것인지, 예열과 냉각을 포함해 다음 주문을 시작할 수 있을 때까지를 잴 것인지 먼저 정하세요. 원가와 생산능력 계산에는 후자인 전체 점유시간이 더 유용합니다.
2. 프린터 프로파일과 펌웨어 제한이 다르면 시간이 어긋난다
슬라이서에 200mm/s를 입력해도 프린터가 모든 구간을 그 속도로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짧은 벽, 작은 구멍과 복잡한 외곽선에서는 목표속도에 도달하기 전에 감속해야 합니다. 최대 가속도, 최대 이송속도와 코너링 관련 설정이 실제 펌웨어보다 높게 입력되어 있으면 슬라이서는 프린터가 현실보다 빨리 움직일 것으로 계산합니다.
반대로 슬라이서의 기계 제한값이 실제 장비보다 지나치게 낮으면 예상시간이 실제보다 길게 나올 수 있습니다. 제조사가 제공한 기종별 프로파일을 출발점으로 사용하고, 프린터 펌웨어를 변경하거나 고속 프로파일을 만들었다면 가속도와 최대속도 기준도 함께 맞춰야 합니다.
한 파일을 여러 프린터에 보내는 작업장은 기종별 보정이 필수입니다. 외형이 비슷한 베드슬링어와 CoreXY 장비라도 가속 특성이 다르고, 같은 기종도 펌웨어·노즐·품질 프로파일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PLA 0.2mm’처럼 재료와 품질만 기록하지 말고 프린터와 프로파일 버전도 함께 기록하세요.
- 실제 프린터 기종과 일치하는 프로파일을 사용하는가
- 슬라이서의 최대속도·가속도 값이 펌웨어 제한과 맞는가
- 출력 중 속도 배율을 100%가 아닌 값으로 바꾸지 않았는가
- 프린터·노즐·레이어 높이·재료별 프로파일을 구분했는가
4. 대표 출력의 예상시간과 실제 점유시간을 같은 방식으로 기록한다
먼저 자주 판매하는 조건에서 10개 안팎의 대표 작업을 고릅니다. 소형 단품, 넓은 베드를 사용하는 배치, 서포트가 많은 형상과 장시간 출력처럼 성격이 다른 작업을 포함합니다. 각 작업마다 슬라이서 예상시간, 출력 시작시각, 완료 알림 시각, 제품 회수와 다음 작업 준비가 끝난 시각을 기록하세요.
출력 실패는 시간 보정표가 아니라 실패율 기록으로 분리합니다. 성공한 출력의 정상 점유시간을 측정해야 슬라이서 오차를 알 수 있고, 실패한 출력에 소비된 시간과 재료는 실패 반영 원가에서 관리해야 중복 계산을 피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복잡한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날짜, 프린터, 프로파일, 모델명, 슬라이서 예상시간, 실제 완료시간, 전체 점유시간과 특이사항만 표로 남겨도 충분합니다. 프로파일을 크게 변경한 날에는 이전 데이터와 섞지 말고 새 기준을 시작하세요.
- 날짜와 프린터 기종
- 슬라이서·프린터·재료 프로파일
- 슬라이서 예상시간
- 완료 알림까지의 실제시간
- 다음 출력 가능 시점까지의 전체 점유시간
- 일시정지·재료 교체·특이사항
5. 보정계수와 고정 준비시간을 함께 사용한다
가장 단순한 보정계수는 실제 점유시간을 슬라이서 예상시간으로 나눈 값입니다. 예상 5시간, 실제 점유 5시간 30분이라면 보정계수는 1.10입니다. 비슷한 출력의 견적시간에 1.10을 곱하면 과거 기록을 반영한 현실적인 장비시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짧은 출력에서는 비율만 사용하는 것보다 고정 준비시간을 따로 두는 방식이 낫습니다. 예열·레벨링·회수에 평균 12분이 들고 G-code 실행 오차가 약 5%라면 ‘예상시간 × 1.05 + 12분’으로 계산합니다. 이렇게 하면 20분짜리 부품과 10시간짜리 출력에 같은 10%를 일괄 적용하는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평균값 하나가 큰 이상치에 흔들리면 중앙값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 출력이 충분히 쌓인 뒤 소형·중형·장시간 작업군별 중앙 보정계수를 만들고, 실제시간이 계속 한쪽으로 벗어나는 경우에만 값을 조정하세요. 매 주문마다 계수를 바꾸면 견적 기준이 오히려 불안정해집니다.
6. 시간 오차가 장비비와 납기·생산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한다
시간당 장비비와 전기료를 사용하는 원가표에서는 출력시간이 짧게 잡힐수록 원가도 낮아집니다. 예를 들어 슬라이서 예상 8시간, 실제 보정시간 9시간이고 시간당 장비·전력비 합계가 400~600원 범위라면 누락되는 비용은 약 400~600원입니다. 한 건에서는 작아 보여도 반복 판매와 여러 대 운영에서는 누적됩니다.
더 큰 문제는 납기와 생산능력입니다. 예상 8시간 작업을 하루에 세 번 돌릴 수 있다고 계획했는데 실제 점유시간이 9시간이면 24시간 안에 세 번째 작업을 끝내기 어렵습니다. 장비 추가 여부와 프린트팜 ROI를 계산할 때는 슬라이서 시간이 아니라 보정된 실제 점유시간을 사용해야 합니다.
보정값은 고객에게 무조건 더 긴 시간을 청구하기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예상보다 빠른 프린터도 기록에 따라 계수가 1보다 작아질 수 있습니다. 목적은 어떤 장비에서 어떤 프로파일로 생산하더라도 일관된 원가와 약속 가능한 납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7. 월 1회 보정값을 검토하고 견적 기준을 고정한다
운영 초기에는 일주일 단위로 기록을 확인하고, 값이 안정되면 월 1회 검토하면 충분합니다. 펌웨어 업데이트, 새 프린터 도입, 노즐 크기 변경, 고속 프로파일 적용처럼 물리적 조건이 달라졌을 때는 즉시 별도 기준을 만드세요.
견적서에는 세부 보정계수를 모두 공개할 필요는 없지만 내부 원가표에는 사용한 프린터, 프로파일, 보정시간과 적용일을 남기는 편이 좋습니다. 납기 지연이나 원가 변동이 발생했을 때 어떤 가정이 달라졌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정시간을 FDM 원가 계산기의 출력시간 항목에 넣고, 실패율은 별도 입력값으로 유지하세요. 정상적인 시간 오차와 실패 재출력을 분리하면 같은 위험을 두 번 더하거나 완전히 누락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 대표 출력 기록을 10건 안팎 모은다
- 소형·중형·장시간 작업을 분리한다
- 실행 보정계수와 고정 준비시간을 계산한다
- 펌웨어·프로파일 변경 시 새 기준을 시작한다
- 보정시간은 원가 계산에, 실패율은 별도 위험값에 넣는다
참고 자료
출력시간 예측에 영향을 주는 프린터 프로파일과 펌웨어 동작은 아래 공식 문서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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